도서관에서 책을 빌려보면 이런 경우가 가끔 있다.
도대체 책에 이런 짓을 하는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궁금하다.
뭐 책을 열심히 읽다보면 책에 더러운 것을 묻힐 수도 있다.
그래서 넓은 마음으로 실수를 했구나 생각하고 보통은 넘기는 편이다.
하지만 이 책을 이렇게 만든 사람은 어떻게 해서든지 잡아내고 싶다.
이건 오물이 묻은 것도 아니고 실수도 아니다.
완전히 아무 생각이 없는 고의적 행동이다.
그리고 아주 정성들여 했을 그 사람의 행동이 생각나 더 화가 났다.
이 책의 열 군데 이상이 이렇게 되어 있다.
그리고 이건 바로 꽃을 눌러 말리다가 생긴 자국이다.
열 군데도 넘는 곳에 아직도 뻣뻣하게 마른 꽃이 남아 있어서 알 수 있었다.
처음에 한곳을 발견했을 때는 ‘참 낭만적인 사람이다. 독서를 하다가 예쁜 꽃이 있어서 이렇게 잠깐 책갈피에 꽂았는데, 깜빡하고 잊었구나…’라고 생각했으니까.
하지만 책을 읽는 동안 곳곳에 다양한 꽃을 꽂아 눌러 놓았고, 그것을 도서관 서가에 꽂을 때 빼내지 않아서 책에 물이 들고 얼룩이 남아 글자도 제대로 안 보이는 페이지를 다수 만들어 놓은 것이다.
아니, 꽃을 눌러 말리고 싶으면 집에 있는 자기 책으로 하지.
이렇게 많은 사람이 보는 책으로 하다니
게다가 그것을 빼내지도 않고 이렇게 방치한 것을 보면 딱히 말린 꽃을 좋아하는 취향도 아닐테고.
이 범인을 찾을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모든 것을 동원해 반드시 찾아내 꼭 나무래주고 싶다.
내가 꼰대일까?
꼰대 소리를 들어도 좋을 만큼 너무 화가 난다.
Dirty pag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