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학

in blurt •  2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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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에 개학을 했다.
아마도 제주도에 있는 학교 중 가장 빨리 개학을 했을 것이다.
아직도 남부지방과 제주는 폭염에 시달리고 있는데, 방학을 일찍한 우리 학교는 개학을 일찌감치 해버렸다.

이 더위에 급식실은 말 그대로 그냥 찜통이다.
이른 아침에 출근을 했는데도 벌써 후텁지근하다.
급식을 준비하기 시작하면 열두개의 밥솥이 가스불에 올려지고 튀김기와 대형 국솥 각각 두개에 불이 당겨진다.
오븐에는 연신 고기가 들어가 두어번 트레이를 꺼낸다.
그리고 대부분은 뜨거운 물을 사용하기 때문에 급식실 안의 열기는 말로 표현할 수 없다.

나는 어려서부터 더위도 안타고 땀도 거의 흘리지 않는 사람이었다.
찜질방에 가도 땀을 한방울도 안 흘릴 정도인 사람이었다.
그런 내가 급식실 종사 일년만에 모든 땀구멍이 다 열려 버렸다.
주체할 수 없이 땀이 난다. 그것도 얼굴에 집중적으로 땀이 난다.
동료들의 얘기를 들어봐도 원래 땀을 안 흘리던 사람들도 여기서 일하면 곧 이렇게 땀구멍이 열린다고 한다.
평생 땀을 잘 안 흘려본 나와 몇몇 친구는 이 여름 매우 당황스러워하는 중이다.

폭염이 계속되고 있어서 이 한증막이 언제 끝날지는 잘 모르겠다.
급식실 언니들 말로는 9월까지도 급식실은 무지 덥다고 한다.
작년에는 코로나로 전학년이 등교를 하지 않았었다. 그러니 이런 불볕 더위, 찜통 더위는 급식실에 들어오고 처음 겪는 것이다.
다들 일하면서 이번 겨울에는 모공 축소하는 마사지라도 받아야 할 거 같다고 농담을 한다.

사실 땀을 안 흘려본 나로서는 이렇게 땀을 뻘뻘 흘리며 일하는 것도 어찌보면 색다른 경험이다.
얼굴에 송글송글 맺힌 땀이 주르륵 흐르고 눈을 찔러 따끔거리고 이런 모든 일들이 신기하기만 하다.
그래도 해마다 이렇게 땀을 흘리며 일하면 지긋지긋해지려나?
어쨌든 아직은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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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 years ago  ·  

와우 그림 솜씨가 엄청나시네요^^
직접 그리신 그림 맞죠?!!!

  ·  2 years ag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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