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식실 동기가 부시리를 가지고 왔다.
그의 남편이 낚시광인데, 자주 배를 타고 제주도 인근 바다에 나가서 낚시를 한다고 한다.
워낙 낚시를 좋아하고 오래 해서인지, 낚는 물고기도 예사롭지가 않다.
작년에도 그 친구가 부시리 머리를 먹어보라고 주었었다.
물고기 머리가 내 머리만한 것이었다.
물고기 볼따구 살이 거의 1kg은 됨직했다.
머리에 달리 살만 손질해서 먹는데도 며칠이 걸렸을 정도이다.
이번에는 급식실 식구들과 함께 회를 먹겠다고 잡은 부시리의 살을 발라서 숙성을 시켜왔다.
숙성회에서 느끼는 남다른 맛이 있다고 한다.
나야 아직 그정도로 회를 잘 몰라서 활어회나 숙성회나 잘 구별하지 못하지만.
급식실에 있는 제주도 언니들은 그 맛을 잘 알고 있었다.
가지고 온 살을 두툼하게 회를 쳐서 한끼 아주 푸짐하게 먹었다.
얼마나 많았는지 열댓명이 실컷 먹고도 한덩어리씩 싸주기까지 했다.
나도 한덩어리 가지고 와서 저녁에 또 한끼를 해결했을 정도였다.
방어와 부시리를 잘 구별하진 못하지만, 제주도 사람들의 말에 의하면 방어보다 부시리가 몇배는 더 맛있는 생선이라고 한다.
마치 부침개를 많이 부쳐서 이웃과 나눠먹듯이 부시리회를 일상처럼 나눠먹는 제주도민의 클래스가 남다르다.
섬에 살고, 그 섬에서 낚시를 즐기고, 낚시한 고기를 회를 쳐 먹는 섬사람이 즐길 수 있는 특권같다.
나도 이 섬에 이사와서 이들과 친분을 맺어 이런 것을 즐길 수 있어서 좋았다.
방어보다 부시리가 몇 배는 더 맛있는 생선?
내륙에서는 방어가 더 좋은 생선으로 알고 있었지요?
그런데 먹어봐도 맛은 잘 구별 못하겠네요.
제주도 사람과 육지 사람의 입맛은 참 많이 다르더라구요.
저도 맛을 잘 구별 못하겠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