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하는 육아일기] 낚시 놀이를 만는 첫째~🐟🦈

in blurt •  9 month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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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연휴 때 아이들과 함께 만들어 먹을 음식 재료를 사기 위해 마트에 가기로 했다. 그런데 그림 그리기에 푹 빠진 첫째가 따라가지 않고 계속 그림을 그리고 싶다고 했다. 우리가 마트에 다녀올 동안 물고기를 잔뜩 그려놓을 테니 돌아오면 낚시 놀이를 하자고 제안했다. 한 번 몰입하면 끝까지 하려는 첫째 성격이기에 혼자 집에 두고 마트에 다녀왔다.

1시간 남짓한 시간동안 첫째가 그려놓은 물고기를 보고 깜짝 놀랐다. 그냥 같은 물고기만 그려놓은 게 아니라 먹이로 쓸 작은 멸치, 피라미, 실장어를 비롯해서 여러장을 이어 붙여 만든 상어까지 실로 다양한 생물을 재현해냈다. 요즘 실사처럼 그리려고 노력하는데 물고기 한마리 한마리 생동감도 넘쳐 보였다. 그리고 놀이 설정도 해놓았는데, 낚시터 입장은 500원, 낚시대 대여는 200원, 먹이는 100원이었고 큰 물고기를 잡기 위해서는 작은 물고기를 먼저 잡이 이들을 먹이로 써야 했다. 잡은 물고기들은 흥정을 통해 팔 수도 있었다.

우선 동생들을 모아 놀이를 설명해 주었다. 주먹구구식으로 달려들던 막내도 이날따라 고분고분 큰형의 말을 경청했다. 다 쓴 스케치북 링을 이용해 만든 낚시대를 동생들에게 쥐어주고 놀이를 이끌어가는 첫째를 보니 대견스러웠다. 장난감을 사주지 않다보니 늘 미안한 마음이 한 켠에 있었는데, 스스로 놀이를 창조하고 동생들과 즐겁게 어울리는 모습보니 조금 감동스럽기도 했다.

짐정리를 끝내니 첫째와 둘째가 다가와 함께 놀이를 하자고 했다. 둘째가 저금통을 깨서 꺼낸 720원을 내 손에 쥐어 준 덕분에 낚시터에 입장해 낚시대와 먹이를 구입할 수 있었다. 낚시대를 드리운지 얼마지나지 않아 살이 도톰하게 오른 고등어 한 마리를 잡았다. 원래 고등어들은 파란색인데 내가 잡은 고등어는 특별한 놈이었다. 잡은 물고기를 이용해 커다란 상어를 낚는 것까지 성공했다. 상어 낚는 것을 본 막내가 슬그머니 다가오더니 내 낚시대를 뺏아간다. 그리고는 아기상어 노래를 부르며 낚시를 이어갔다. 귀여운 녀석 ㅎㅎ

연휴동안 어디 외출을 하지 않았는데 첫째 덕분에 집에서도 즐겁게 보냈다. 다음에도 함께 그림을 그리고 재미있는 놀이를 만들어 봐야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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