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가족들이 깰까 조심스레 일어나서 밖으로 나왔다. 비가 올랑 말랑한 날씨, 방수러닝화로 갈아신을까 싶다가 괜히 소란스러워 아이들이 깰까봐 그만두었다. 스트레칭을 충분히 하고 천천히 달리기 시작했다.
나는 눈물이 많은 편인데 사람들이 있는 자리에서 눈물을 흘릴 때마다 부끄러워 했다. 그러나 류시화 작가님의 '하늘 호수로 떠난 여행'에서 "눈에 눈물이 없는 사람은 마음에 무지개가 없다."는 글을 읽고 생각을 바꿨다. 내가 눈물이 많은 이유는 마음에 무지개가 있기 때문이라 정신 승리!! 생각하고 눈물을 감추지 않기 시작했다. 오늘 달릴 때 길가에 꽃들이 많이 보였다. 빗물 머금은 꽃이 반짝 거리며 더 아름답게 보였다. 때론 눈물 머금은 우리 삶이 더 아름다워 보이는 것처럼 말이다.
달리면서 이런 저런 생각 끝에, 최근에 구상하던 동화가 떠올랐다. 30년도 전에 만들어진 '애들이 줄었어요'를 모티브로 한 동화인데 글을 쓰면서 막혔던 부분이 뻥 뚫리는 것을 경험했다. 머릿속이 동화로 꽉 차있다보니 내가 달리는 것도 잊을 정도였다. 정말 짧게 달렸다 생각했는데 어느새 10km를 달렸다고 알려주는 스트라바 덕에 정신을 차리고 달리기를 멈췄다. 마무리 운동을 하면서 동화를 다시 한 번 다듬어 본다. 조만간 초안을 완성한 뒤 수정작업을 거쳐야겠다.
매순간 행복이 가까이 있음을 느끼며 하루를 기분 좋게 시작한다. 모두가 기분 좋은 주말이 되기를.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축복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