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일이 있어 아침 일찍 외출로 내가 딸아이 아침을 챙겼다. 양배추에 닭가슴살 , 생오이 , 사과 그리고 도넛반개 이렇게 챙겨주고 등교하는 걸 보고 집을 나서 버스에 올랐다. 버스는 동네를 한바퀴 돌아오는 버스다. 10분 먼저 타면 앉고 늦게 타면 서서가게 된다. 오늘은 딸아이 챙기느라 늦어서 서서 출근을 한다. 정해진 출근시간은 없지만 그냥 매번 타는 버스를 탄다. 이 버스는 항상 만원이다. 버스 앞쪽에 있으면 엄청 힘들다. 맨 뒤쪽에는 사람들이 들어가길 꺼리는지 그래도 조금 여유가 있는 편이다. 뒷자리 중간쯤 자리를 잡았다.
버스를 타면 자주 뵙는 할머니가 버스를 타셨다. 내가 서서 가는 관계로 자리 양보는 못했다. 젊은친구들 그리고 중고등학생이 많이 타는 버스지만 좀처럼 자리양보는 없다. 오늘 할머니는 서서 가신다. 20~25분정도 지나면 번화가와 전철역에서 사람들이 많이 내려 자리가 난다. 아마 그때쯤 앉아 가실 수 있을꺼다.
내릴때쯤 되어 앉아 계신 할머니께 찿아가 버스타기 꿀팁을 알려드렸다. 할머니께서 타시는 곳에서 200~300미터 떨어진 곳 정류장에서 10분정도 일찍 버스를 타시면 매일 앉아가실 수 있다. 내가 버스를 타는 곳이다. 만약 늦으시면 버스 맨뒤쪽으로 오시면 사람이 많지 않아 서 계시는것도 편하고 혹시 제가 버스를 타고 있으면 자리를 양보해 드리겠다고 했다. 이 꿀팁을 잘 활용하심 좋겠다. 인상이 좋으시고 돌아가신 외할머니를 닮으셔서 괜히 더 정이 간다. 매일 30~40분 버스를 타고 기도하러 다니시는데 편하게 다니시면 좋겠다.
버스에서 내리니 비가 부슬부슬 온다. 바로 앞에 굴다리를 지나치면 되기에 우산없이 빠르게 걸음을 옮겼다. 굴다리를 들어서는데 담배냄새가 엄청 올라왔다. 굴다리 바로 안쪽에서 할아버지 한 분이 큰 가방을 바닥에 내려놓고 쪼그려 앉아 담배를 피고 계셨다. 이곳에서 담배를 피면 안된다는 생각보다 담배피는 모습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입 앞에서 담배를 연신 빨고 내뱉고를 반복하는데 담배를 피웠던 나는 어떤 심리인지 대충 그려진다. 걱정과 고민이 많을때 그렇게 담배를 핀다. 출근길이라 그냥 지나치긴 했지만 괜히 신경이 쓰였다. 무슨일인지 모르겠지만 잘 해결되시길 바래본다.
오늘 아침에 출근길은 이랬다. 오늘은 괜히 아침 출근길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 사람사는 따뜻한 이야기를 쓰고 싶다. 시간이 조금 더 지나면 그러고 싶다. 나 혼자가 아니기에 지금은 급하고 중요한 일이 많다. 그런날이 빨리 오길 바래본다.
비가 보슬보슬온다. 날이 많이 추워지겠다. 딸아이 감기가 빨리 나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모두 감기 조심하시길~~~
그리고 그림처럼 모두들 마음이 따뜻하길 바래본다.
가슴이 그냥 찡한 글입니다..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