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다는 게 뭘까 2/CJSDNS
마음이 차분해졌다.
잠도 그런대로 충분한 시간을 잤다.
사실 지난 며칠간은 많이 힘들었다.
몸도 힘들었지만 마음이 무척 힘들었다.
마음은 지금도 여전히 힘들다.
오늘 어머니 면회를 간다.
어제 집에 오는 길에 아내가 이야기한다.
어머니에게 죄송한 마음뿐이라며 오늘 모든 일 제쳐 놓고 어머니를 뵈러 가자고 이야기를 한다.
하여 집에 도착하자마자 병원에 전화를 해서 예약을 잡았다.
하루 전에는 예약을 해야 한다.
이제 어제 하던 이야기를 이어 가야겠다.
구급차가 출발을 하여 병원으로 간다는 이야기까지 한 거 같다.
그때까지는 경황이 없었다.
정신을 차리고 아내에게 전화를 했다.
일단 구급차로 이동 중이고 병원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이야기를 하고 끊었다.
오늘, 그러니까 2월 4일 당일을 이야기하는 거다.
사실 한 달 전쯤에 한번 보자는 이야기를 했고 그 만남의 약속을 열흘 전쯤에 했다.
매우 중요한 약속이었다.
하여, 불시에 찾아온 처남의 장례 일정 중에 가운데 날임에도 불구하고 아내와 의견을 나누어 아침에 있을 입관식에는 참여를 못하 더러도 약속을 지키라고 하는 양해를 구했다.
그런데 생각지도 못했던 어머니의 낙상이다.
이 상황에서는 약속을 지킬 수 없으니 좀 이른 시간이기는 하지만 전화를 했다.
긴 설명을 할 상황이 아니라 내게 사정이 생겨서 오늘 약속을 못 지키게 됐다고 간단하게 말했다.
상대도 뭔가 급한 일이 생겼구나를 직감했는지 알았다고 그렇게 하세요 한다.
미안하고 고맙고, 어떻게 잡은 약속인데 하는 생각에 많이 아쉬웠다.
그러나 연락을 해야 할 사람이 또 한 사람이 있다.
둘이서 만나기로 한 것이 아니라 셋이서 만나기로 한 것이다.
한 사람은 요즘 와서 더욱 속을 푹푹 끓이고 있는 사람이다.
나는 늘 고맙고 한편 미안한 생각이 드는 사람이다.
나와 의기투합하여 일을 같이 도모하다 보니 안 먹을 욕까지 먹고는 속상해하는 것을 보면 더욱 미안해진다.
이득도 없는 일에 욕까지 먹고 있으니 속이 편할리 없다.
더군다나 구상하고 추진하는 것들에 차질을 불러오게 하니 더욱 속이 편하지 않고 내게도 늘 송구하다고 하는데 오히려 그런 말이 나를 더 미안하게 한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응원이다.
2월 4일 종로 태을 커피숍에서 만나기로 한 약속에 함께 하면 좋겠다고 제안을 했고 셋이 만나기로 성사가 되었다.
솔직히 나는 기술적인 이야기는 들어도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많다.
그래서 같이 만나려 어렵게 약속을 잡았는데 그게 이렇게 되었다.
그도 이번 만남에 많은 기대를 했고 그 만남 이후 로드맵을 구체적으로 잡자고 했는데 무산이 된 것이다.
바로 전화를 했다.
잘 아는 사이인지라 내가 처한 상황을 짧게 이야기하고 만나기로 한 것이 어렵게 되었다고 했고 상대에게도 의사 전달을 했다고 했다.
상황이 그러니 어쩔 수 없지요, 라며 아쉬움으로 통화는 끝났다.
사실 매우 중요한 사안이 있는 약속이라 두 분이서 만나게 하면 어떤가도 생각을 해봤다.
그런데 그게 매우 결례가 될 거 같아서 그렇게 하지 않았다.
나야 여러 번 만났지만 처음 만남을 그렇게 하는 건 아닌 거 같았다.
더군다나 우리가 자문을 구하는 입장에서는 그래서는 안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산다는 게 뭘까,라는 이야기를 오늘 끝내려 했는데 어렵다.
이야기가 길어진다.
이렇게 되었으니 오늘은 여기서 줄이고 내일 마무리를 지어야 할거 같다.
이렇게 되니 오늘 이야기의 알맹이는 결국은 중요한 약속도 예기치 않은 상황 전개로 못 지켰다는 이야기가 되었다.
여하튼 약속을 못 지키게 되어 두 분에게 미안하고 많이 아쉬웠다.
감사합니다.
2025/02/06
천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