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너 마리아 릴케 알아보기/cjsdns
장미여, 오, 순수한 모순이여,
겹겹이 싸인 눈꺼풀들 속
익명의 잠이고 싶어라.
Rose, oh reiner Widerspruch, Lust,
Niemanders Schlaf zu sein unter soviel
Lidern.
오늘, 아니 어제 수업시간에 말테의 수기를 읽고 느낀 점을 써오라는 숙제를 받는다. 그런데 다음 주 수업시간에는 한국에 없다. 애터미 파트너 응우너을 하러 필리핀 세부에 있을 것이다.
숙제를 안 해도 된다.
그런데 그게 더 부담스럽다.
평시에는 숙제를 안 해도 큰 부담을 안 느끼고 수업에 참여를 한다.
자리를 지키는 것만으로도 나 할 도리는 하고 있다는 정의롭지는 않으나 비굴함을 드러내지 않는 당당함으로 수업에 참여를 한다.
그런데 다음 주 수업시간에는 참여를 못한다 생각하니 숙제를 안 해도 된다는 생각보다는 왠지 검사받지는 않아도 숙제를 해야만 마음 편히 다녀올 거 같다.
이게 뭔 생각인지는 모르나 선생님에게 대한 최소한의 예의를 지키는 것이란 생각이 든다.
그래 그런지 잠을 자기보다는 릴케에 대해서 알아보고 말테의 수기를 찾아서 들어라도 보지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런데 릴케를 알아보려 검색을 해보니 유명한 릴케의 묘비명이 나온다.
그랬다.
이미 들어서 알고 읽어서 알았던 것인데 전혀 모르는 듯 잊었다.
한심하다는 허탈함이 밀려온다.
이런 것 마지고 잊고 있으면서 뭘 하겠다고 하는 것인지 한심하게 생각이 된다.
그러나 오늘 다시 찾아서 기억을 되살린다.
마테의 수기도 들어보니 낯이 설지 않다.
젊어서 읽었던 기억이 난다.
유명한 책 치고는 나는 별로 건진 건 없었지 싶은 기억이 있다.
그러나 요즘 느끼는 건 무지가 얼마나 민망한가를 느껴간다.
어떤 사물이나 현상도 자신이 아는 것만큼 이해하고 받아들이듯이 책을 읽는 것도 그렇다는 것을 그렀다는 것을 절실하게 느낀다.
내가 다가왔던 책들이 그렇다.
나의 불성실하거나 무지로 작가의 생각을 읽어내기는커녕 줄거리도 이해를 못 하면서 무조건 읽었던 기억들 그때는 그렇게라도 읽어야 끈적하게 달라붙어있는 열등감을 털어낼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아니다.
이해하지 못하고 읽었던 책들이 이제는 책 제목도 잊어버려간다.
다행이라 할까.
지금 이렇게 늦게라도 무지와 부족함을 조금이라도 알아간다는 게 다행일지도 모르겠다.
요즘은 약간의 두려움이 생긴다.
나의 무식함이 주변 사람들에게 장애가 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한다. 나의 모자라거나 무식함이 오히려 누군가에게는 희망이 되어 저 정도는 나도 할 수 있어하는 용기를 줄 수 있다고 위안했는데 이제는 그런 생각도 오히려 주변 사람들에게 독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다.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려면 도움이 될만한 거리가 있어야 하는데 내게는 그런 게 별로 없다는 생각에 일종의 회한이 몰려온다.
왜, 공부하지 않았는가.
가출을 하던지 뒤지에서 쌀을 몇 됫박을 훔쳐서라도 왜 학교를 가지 않았는가 왜 나는 그런 생각을 못했는가, 그렇게라도 해서 정규 중고등학교를 나왔다면 인생일 바뀌었을 것 같은데 왜 그렇데 못했는지 여태껏 살아오면서 후회해보지 않은 그것을 요즘 후회한다.
그러나 후회하면 뭐 하리 그때 우리 집에는 쌀 뒤지도 없었고 몰래 가지고 나설 쌀도 없었다. 물론 집을 뛰쳐나올 만큼의 뾰족한 똑똑함도 없었고 그런 결기도 없이 그저 부모 말 잘 듣는 순둥이였다.
지금 생각하면 그때 생각하지 못하고 결행하지 못한 내 인생의 죄과를 지금에서 받고 있는 것 같아 다행이지 싶기도 하다.
혹시 아는가 나도 릴케가 말하는 것처럼 시는 체험에서 나온다고 거칠기만 한 내 인생의 체험이지만 그것에서 멋진 시구 하나 정도는 건져 낼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나를 위안한다.
삶이여, 공룡능선처럼
거칠기만 했던 나의 삶이여
쇠엉덩이에 갑옷처럼 덕지덕지 말라붙은 쇠똥이
때론 쇠파리를 막아주는 방호막이 되듯이
그 거친 세월의 삶이 헛된 것만은 아이 었으니
오늘 누리는 삶이 오히려 그때를 감사하누나
2024/05/24
천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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