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면서 느끼지 않으면 좋을 느낌

in zzan •  11 hours ago 

살면서 느끼지 않으면 좋을 느낌/CJSDNS

어제는 약간의 설렘으로 길을 나섰다.
오랜만에 나서는 종로 나들이다.
태을 커피숍에 도착해 보니 이미 한분은 와 있었다.
뒷모습으로도 알겠다.
반가운 마음에 인사를 하고 차는 한 분이 더 오기로 했으니 그때 같이 하자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잠시 후에 같이하기로 한 분도 도착을 했다.
나는 양쪽을 다 잘 아니 서로 인사를 하게 하고 대화를 시작했다.
차는 1층으로 가서 주문하고 가지고 와야 하기에 내가 가려하니 젊고 멋진 분이 기회를 주지 않는다.

이야기는 스팀이야기였다.
여러 이야기를 나누었다.
스팀이 힘들어도 긍정적인 이야기를 들을 수 잇었다.
나야 워낙 긍정적으로 보지만 그건 그리 중요하지 않다.
다른 사람도 긍정적으로 보아야 좀 더 긍정적이 되는 것이다.
그런데 부정적인 면과 긍정적인 면을 모두 이야기하는데 긍정에 좀 더 무게가 실리는 거 같다.

나쁘지 않다.
그러나 실은 나같이 외고집은 굳은살은 많이 배겼는데 실제로 힘이 되는 운동 근육은 별로 발달되지 못했다.
한마디로 투자대비 희망은 크게 키우나 실상은 이남이의 울고 싶어라, 가 절로 나올 지경이다.

하여 어제도 어쩌다 보니 "돈으로는 큰 재미가 없지만 숫자로는 늘었다."라는 자기 위안적인 글을 쓰기는 했다.
투자의 귀재가 아닌 투자를 전혀 모르는 멍청이 취급을 받는 것도 한두해 된 것이 아니다.
사실 그의 말대로 그 자금을 비트에 투자를 했으면...

그러나 배 아픈 걸 잊어버리는 방법은 간단하다.
손해를 보거나 낭패를 당했을 경우 후회하기보다는 간단하게 치료하는 말이 있다. 주변까지 일거에 침묵하게 만드는 말이 있다.

그건 다름 아닌 이 말이다.
"그거 했으면 지금 죽었을지도 몰라"

지금 내가 손해 본 거는 맞는데 귀한 목숨과 복구할 기회와 용기, 그래 희망이 있잖아, 이건 더 큰 성공 조짐이야, 인생 뭐 있어 마음 가는 대로 하고 싶은 대로 뜻을 펼쳐가며 열심히 해보는 거지, 돈 그거 팔자에 있으면 오게 돼 있어, 내 팔자에 워낙에 큰돈이 있다는데 덩치 큰 놈이 제비처럼 날아오겠어 토끼처럼 뛰어 오겠어, 산더미처럼 짐을 실은 화물차처럼 아니면 거북이처럼 마냥 느림보로 올 거 아냐, 늘 그렇듯이 생각했다, 한다.

이야기의 주제는 임대풀에 부정적인 명과 긍정적인 면을 이야기하는데 부정적인 면이 더 많았다.
이 상태로는 안된다는 말이 더 많았고 임대풀을 운영하는 사업자들이 좀 더 스팀에 발전적인 영향을 끼치는 행동이나 조치가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와 공공임대풀 이야기가 나왔다.

그리거 또 나온 이야기가 소규모 커뮤니티의 활성화이다.
뭐를 하든 스팀의 특성상 소규모 커뮤니티로 분화하여 각자도생이 결국 스팀의 발전에 도움이 되고 뭘 하든 간섭에서 피할 수 있다는 제안이었다.
그리고 과거 스팀엔진보다 더 업그레이된, 다른 블록체인과도 연결되어 확장성이 커지는 것은 물론 모든 것이 가능한 댑이 쉬 올라올 것이란 이야기도 있었다.

사실 오늘 나눈, 아니 어제 나눈 이야기 중 가장 중요한 것은 그거였다.
그러니 기대를 하게 된다.
사실 여태껏 이야기는 오늘의 주제와는 전혀 상관없는 이야기다.
주제를 바꾸고 싶지도 않다.
어제의 충격이 너무 커서이다.

셋이서 긴 시간 대화를 나누고 헤어졌다.
같이 청평으로 오기로 한 친구도 사업산 긴급 미팅이 있어 사무실로 가야 한다고 해서 그러라고 하고는 낙원동으로 갔다.
이발소를 찾아간 것이다.
지난해부터 이발은 낙원동 이발 골목으로 와서 한다.
단골집이 떠로 있는 것은 아니고 이집저집 두서너 번씩 다녀 본다.
어제는 낙원 이발관으로 갔다.

이발소에 들어설 때까지는 그래도 좋았다.
좋은 사람들 만나고 왔으니 좋을 수밖에 없다.
그런데 옷을 벗고 이발 의자에 앉아 거울을 보는 순간 놀랬다.
아니, 괴물 같은 영감은 누구지 싶었다.
잘생긴 얼굴은 아니지만 이렇게 망가진 얼굴은 처음 봤다.
이틀 앓았다고 이틀 안 먹었다고 10년도 더 늙어 보이고 망측하게까지 보이니 내게 혐오감이 생기는 것이었다.

이런 몰골로 다녔다고, 이렇게 망가졌다고, 머리를 바짝 쳤다.
살면서 이런 느낌 자주 접하면 안 되는데 싶었다.
스티미언 여러분 건강이 최고입니다.
여러분이 건강해야 스팀도 더욱 건강해집니다.
건강하십시오.

2025/02/22
천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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