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 한 달만에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가 긍정적인 평가를 초월했다. 부정적인 평가가 47.7%이며 긍정적인 평가가 46.6%다. 역대 대통령중에서 가장 단기간만에 부정적인 평가가 긍정적인 평가를 추월한 기록이 아닌가 한다.
이런 현상은 윤석열 정권에 대한 심각한 경고다. 앞으로 국정운영이 매우 어려울 것이라는 의미일뿐만 아니라 지금까지의 국정운영 방향과 스타일을 전면적으로 재검토 해야 한다는 국민들의 요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윤석열 대통령이나 여당은 이런 사태를 별로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
대선에서 윤석열이 승리하자 마자 집권 6개월을 넘기기 어려울 것이라고 이야기한 적이 있다. 불행하게도 그 예측이 점점 현실화되어 가는 것 같다.
윤석열에 대한 지지율이 떨어진 것은 이제까지 한달동안 보여준 그의 행보에 실망했기 때문이다. 윤석열이 정권을 잡고 나서 가장 노력한 것은 국민과의 접촉과 소통이었다. 빵가게도 가고 영화관에도 가면서 시민들과 호흡을 같이 하려고 했다. 기자들과 즉석 인터뷰를 했다. 그의 이런 노력은 과거 권위주의 대통령들과 분명 달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지율이 떨어지는 것은 무슨 이유 때문일까? 윤석열은 국민들이 자신의 노력과 정성을 제대로 알아 주지 않는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언론에서는 부정적인 평가의 원인으로 김건희가 설치고 다니는 것, 윤핵관의 등장, 여당 내부의 분열 등을 이유로 제시한다. 그러나 그런 표면적인 몇가지 현상들 때문에 정권의 지지도가 이렇게 빨리 떨어진다고는 생각하기 어렵다.
윤석열의 지지도가 떨어지는 이유는 그가 분명한 국정운영 철학을 지니고 못하고 있으며, 국민들은 그가 앞으로 국가를 제대로 운영할 것이라고 의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윤석열을 정권에 대한 지지도를 끌어올리기 위해 문재인 정권과 이재명에 대한 단죄에 돌입할 것이다. 문재인 정권 시절 저질러진 비리와 죄상이 있다면 당연히 처벌받아야 한다. 이재명은 공권력을 이용한 도둑질을 했다고 여겨진다. 그렇다면 당연히 처벌을 받아야 한다. 윤핵관의 수준으로는 야당의 부정부패를 집중부각하면 윤석열 정권에 대한 지지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전정권에 대한 부정부패 척결이 윤석열 정권에 대한 지지도 상승으로 올라가지는 않을 것이다. 윤석열 정권의 본바탕이 변하지 않는데 어떻게 지지도가 올라가겠는가?
잔재주로 국가를 운영하기는 어렵다. 당장은 어떻게 사람들의 눈을 속일 수 있지만 결국은 다 드러나기 마련이다. 집권하고 나서 6개월도 넘기기 어려울 것이라고 한 것은 윤석열과 그 주변 사람들이 생각하고 행동하는 방식으로는 대한민국을 제대로 이끌어 갈 수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특히 안보적인 위협이 가장 큰 문제가 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당시 예측했던대로 가고 있다.
윤석열은 선거라는 절차로 권력을 잡았으니 자신의 임기는 신성하다고 생각할 지 모른다. 정당성은 절차보다 과정과 내용이 훨씬 중요하다. 윤석열은 지금과 같은 정책으로는 6개월도 아니라 3개월도 넘기기 어렵다.
윤석열의 시대착오적인 상황인식이 문제다. 그는 한국이 직면하고 있는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과 성찰의 과정을 경험하지 못했다. 그는 박정희 시대에나 있을 법한 노사관을 가지고 있으며 경제발전을 위해 자본의 편을 들어 노동자들이 권익을 양보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상품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값싼 외국 노동자들을 들여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윤석열의 가장 심각한 문제는 변화하는 국제안보 정세를 제대로 평가할 만한 능력이 없다는 것이다. 그는 여전히 냉전시대에나 맞을 법한 안보관과 국제정치관을 지니고 있다. 국가통수권자로서 안보상황을 어떻게 관리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합리적인 생각조차 없다.
이런 상황에서 시장에 장보러가고 기자들 만나서 즉석 인터뷰하고 일반식당에 밥먹으로 간다고 해서 국민의 지지도가 올라 가리라고 생각한다면 착각도 보통 착각이 아니다.
윤석열은 잘못된 대외정책으로 한국의 대외교역환경을 점점 더 어렵게 만들고 있다. 국민들은 윤석열이 미국편에 서서 중국 러시아와 싸우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 국민들은 다가오는 여러가지 이유로 다가오는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고민하기를 바란다. 윤석열은 그런 국민들의 기대와 정반대로 행동한다.
나토정상회담에 다녀오면 한국에 계산서가 잔뜩 날아 들것이다. 한국의 인민들은 미국의 이익을 위해 봉사하는 대통령을 바라지 않는다. 한국의 인민들은 재벌과 자본의 이익이 아니라 보통사람들 그리고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무엇인가 노력하는 대통령을 바란다.
나토에 가서 한국산 무기를 팔고 원자력 플랜트를 파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대통령은 군사산업을 위한 로비스트도 아니고 한수원의 로비스트도 아니다. 대통령이 정말해야 할 것은 우리의 교역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일을 하는 것이다. 윤석열 정권들어 우리의 교역환경은 점차 악화되고 있다.
윤석열은 대통령이 무엇을 해야 하는 사람인지에 대한 고민을 더 필요하다. 윤석열 지지율이 떨어지는 것은 그런 고민의 부족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