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의 ‘강대강, 정면승부’의 함의, 네오콘적 사고방식에서 탈피하자. >

in kr •  2 years ago 

북한 김정은은 8-10일간 개최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 확대회의에서 ‘강대강’ ‘정면승부’의 투쟁원칙을 천명했다. 이어서 인사를 단행했다. 최선희를 외무상에 리선권을 통일선전부장으로 임명했다. 이번 확대회의는 북한이 앞으로 대외정책에 일대 전환을 시도하겠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하겠다.

북한이 강대강 정면승부의 투쟁원칙을 재천명했다는 것은 앞으로 과거와 다른 접근방식을 보여주겠다는 의미로 해석해야 한다. 북한이 천명한 ‘강대강, 정면승부’의 내용이 무엇인지는 아직 분명치 않다. 분명한 것은 지금까지 해온 것과 전혀 다른 매우 강력한 대응이 될 것이라는 점이다.

북한이 이번에 과거와 다른 대응을 예고하는 입장을 천명한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그것은 바이든 행정부 등장이후 대북정책의 변화 가능성을 기대할 수 없다는 현실을 인식했기 때문일것이다. 물론 북한의 강대강 정면승부로의 정책전환에 윤석열 정권의 무책임한 대북강경정책도 상당부분 작동했을 것이다. 북한은 바이든 행정부의 등장과 윤석열 정권의 등장이후까지도 정세의 변화를 기대했던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바이든 행정부와 윤석열 정권이 등장했으나 대북 강경 정책에 변화가 없다고 보고 향후 대미 대남 정책의 변화가 불가피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북한은 대화와 협상으로는 미국과 남한의 정책변화를 이끌어 낼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앞으로 북한이 어떻게 나올지는 아직 더 두고 보아야 한다.

북한의 다음 행보는 지난 사건을 통해 유추해 볼 수 있다. 지난 6월 5일 4개의 지역에서 8개의 서로 다른 미사일을 발사한 것이 아닌가 한다. 당시 필자는 이번 미사일 발사는 과거의 경우와 성격이 전혀 달랐으며, 이로서 북한은 자신들이 설정한 선을 넘었다고 언급한 적이 있다. 시험발사가 아니라 발사 훈련이라는 것이다. 이미 작전배치된 미사일의 발사 훈련을 실시한 것은 언제든지 직접 사용할 수 있다는 경고인 것이다. 시험과 훈련사이에는 어마어마한 차이가 있다. 훈련은 사용을 전제로 한 것이다.

북한의 ‘강대강, 정면승부’는 한미 정보당국이 예측하고 있는 것과 같은 7차 핵실험과 같은 것이 아닐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본다. 기술적으로 여러가지 개선해야 할 필요가 있을지 모르겠으나, 북한이 굳이 핵무기를 소형화하기 위한 핵실험의 필요성이 얼마나 있는지 모르겠다. 굳이 핵실험을 하지 않더라도 북한은 핵무기를 사용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개발된 수준으로도 충분하게 작전배치할 수 있다는 것이다.

북한이 이번에 핵실험을 한다고 해도 ‘강대강, 정면승부’는 거기서 그치지 않을 것이다. 북한은 여러가지 방법을 동원해 압박의 강도를 더욱 높일 가능성이 높다. 북한은 미국 행정부와 협상을 통한 문제해결은 어렵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트럼프의 공화당이나 바이든의 민주당 모두 대화와 협상을 통해 문제를 해결할 생각과 능력을 지니지 못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다.

북한이 사용할 수단은 무엇일까? 그 문제에 대해서 수년전부터 실제 핵미사일의 발사를 언급한 적이 있다. 북한은 이를 ‘주체새’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미국정부와 협상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북한은 미국국민들을 직접 압박하는 방법을 고려할 가능성이 높다. 태평양 가운데에 핵미사일을 투발하여 핵폭발이 일어난다면 미국 국민들은 어떻게 반응할까?

미국과 남한 정부는 그때도 확장억제 운운하고 있을 수 있겠는가? 그때도 윤석열은 미국의 전략무기 배치 운운할 수 있겠는가? 94년 제네바 AF 이래 북한의 핵 개발을 제한할 수 있는 기회가 여러번 있었으나 미국은 번번히 합의를 파토냈다. 북한 핵개발의 역사는 미국이 협상 약속을 지키기 않은 역사다. 미국이 결정적인 국면에서 합의를 위반했다. 약속을 지키기 않은 것은 북한이 아니라 미국이었고 한국이었다.

북한이 앞으로 어떤 방식을 사용할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북한이 핵폭발을 감행하더라도 유엔 차원에서의 대응은 불가능하다. 북한은 이미 외교적으로 향후 대응을 위한 사전 준비작업을 빈틈없이 갖추고 있는 것 같다. 이미 중국과 러시아는 북한을 실질적인 핵보유국으로 인정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북한이 최선희와 리선권을 기용한 이유는 보다 명확하다. 북한이 우리가 생각하는 수준이상의 강대강 정면승부 방책을 사용한 다음에 미국과 남한에 강압적인 대응을 하기 위한 외교적 준비인 것이다.

우리는 그동안 너무 많은 기회를 놓쳤다. 미국과 남한 모두 일관적인 태도를 유지하지 못했다. 약속을 했으면 지켜야 한다. 미국도 남한도 약속을 지키기 않았다. 그러면서도 책임을 모두 북한에게 넘겼다. 잘못을 남에게서 찾으려고하는 못된 습성이 일을 망친 것이다. 개성공단이라도 유지하고 있었다면, 지금보다 남북관계는 훨씬 안정적이었을 것이다.

미국이 일을 망친 이유는 외고집의 네오콘 때문이다. 미국은 2003년 이라크 침공이후 네오콘들이 대외정책을 주도했다. 네오콘들의 주장과 행동은 이데올로기적이다. 네오콘이 주도하면서 미국은 쇠락의 길로 접어 들었다. 제국을 경영하는 자들이 실리가 아니라 이념에 빠지다 보니 미국은 실책의 연속을 하면서 되돌리기 어려운 파국에 직면한 것이다.

한국에서도 이념 지향적인 세력들이 일을 망쳤다. 자파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서라면 가치를 무시했던 친문세력이나 친미 일방주의로 무장된 극우파쇼적 사고방식이 한국 정치를 주도하면서 미국의 네오콘과 비슷한 행동양식을 보였다.

대북정책에서 중요한 것은 우리가 무엇을 목표로 삼느냐 하는 것이다. 북한을 적으로 규정하는 것은 북한을 제거하겠다는 것이다. 그것이 네오콘적 사고방식이다. 모든 대외문제를 풀어가는 제왕은 이념이 아니라 실리다.

북한이 적인가? 아니면 평화와 번영을 위한 동반자인가 ? 북한이 적이라면 전쟁을 하자는 이야기인가 ? 적도 영원하지는 않다. 언제까지 북한을 적이라고 규정하면서 주변국가의 도구로 머물것인가? 미국의 네오콘 비난할 것 없다. 윤석열이 바로 네오콘이다.

네오콘의 뿌리는 좌파극단주의였던 트로츠키주의에서 비롯되었다. 그래서 이념분자들을 혐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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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이념이 명분을 대체해 왔던 시대로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