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전쟁, 중간 전훈분석(작전전 수준) >

in kr •  3 years ago 

일종의 전훈분석이다. 우리나라 장교들을 위해 작성해 보았다. 벌써 작전상황을 평가하는 것은 섣부르지만, 중간평가 차원에서 현재까지 드러난 상황을 정리해 보았다.

<초기 작전양상 평가>

전쟁에서 일방적인 승리는 없다. 일방적으로 패배를 하는 경우도 매우 드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쟁이 일방적으로 진행될 것이라는 생각은 신속한 전쟁이 워낙 강력하게 뇌리에 남아 있기 때문이다.

전쟁을 관찰할때 참고할 기준이 있다. 지상전에서 공자가 하루에 10km이상 진출하면 어마어마한 승리를 거둔다는 것을 의미한다. 양쪽 군대가 팽팽하게 맞서고 있을때는 강력한 공격을 해도 하루에 2-4km 이상 진출하기 어렵다.

전광석화같은 승리는 제2차 세계대전이후 독일국방군이 전격전을 수행하면서 부터였다. 그 이후 신속한 승리는 마치 당연하게 생각되었다. 그러나 그런 승리는 쉽지 않다.

신속한 승리를 위해서는 여러가지 조건이 갖추어져야 한다. 먼저 군사력이 압도적으로 우세해야 한다. 그리고 항공전력으로 상대방의 주요 군사목표를 완전하게 사전에 파괴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기습을 달성해야 한다. 러시아는 전략적 작전적 기습을 달성하는데 성공했다. 푸틴은 공격하지 않겠다고 해놓고 공격했다. 그리고 러시아 군도 뒤로 철수시키기도 했다. 기만과 허위 허식을 동원했는데 그것은 기습을 달성하기 위한 방법이었다.

러시아군이 신속하게 군사작전을 수행하지 못했다고 생각하는데 그런 생각에는 동의하기 어렵다. 처음부터 러시아군은 미군이 제2차 이라크 전에서 수행한 것과 같은 작전을 수행할 수 없었다. 첫번째로 러시아군이 투입한 병력은 15만 정도로 우크라이나 군의 규모보다 별로 많이 않았다. 15만의 군대로 전광석화 같은 작전을 수행하기는 어렵다. 잘못하면 허리가 잘려 전멸당하기 십상이다. 두번째, 러시아군은 압도적인 공중화력으로 우크라이나를 무차별 타격하기 어려웠다. 세번째, 지상전투에서도 민간인 피해를 고려하여 압도적인 화력을 사용하기 어려웠다 등이다. 러시아군이 처음부터 대통령 궁이나 주요 행정기관을 파괴하지 않은 이유도 생각해보아야 한다.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인민을 대상으로한 전쟁이 되지 않기 위해 도시 중심 시설을 파괴하지 않으려 한 것이다.

러시아군은 초기에 우크라이나 군사시설을 파괴하는데 주력했다. 우크라이나 군사시설 7-80%가 초기에 파괴된 것으로 평가된다.

러시아군은 초기부터 우크라이나군의 조직적인 방어를 하지 못하도록 하는데 주력한 것으로 보인다. 그 결과 우크라이나군은 15만의 병력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대급 이상 부대의 전술적 행동을 거의 하지 못했다. 거의 모든 부대가 소규모로 산재하여 게릴라전 같은 방식의 전투만을 수행할 수 있었다.
조직적인 저항이 불가능했기에 우크라이나군은 도시주변에서 방어작전을 집중적으로 전개했다. 러시아군은 시가지가 있는 곳에서 화력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없었고 초기에 피해가 많았던 이유도 러시아군이 전투현장에서 행동의 자유를 박탈당했기 때문이다.

러시아군이 초기에 피해가 많았던 것은 러시아 정치권의 압력도 큰 이유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정치권이 신속한 진출을 요구하다 보니 전투현장에서 지휘관들이 피해를 감수하고 진출을 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충분한 경계와 보호없이 전차와 장갑차를 무리하게 교전현장으로 투입했기 때문에 피해가 많았던 것이다.

그러나 러시아군은 자신들이 처한 상황에서 최대한 효과적인 작전을 수행했다. 북부, 동부, 남부에서 동시에 공격을 함으로써 우크라이나 군이 조직적으로 전술적 행동을 하지 못하도록 강요할 수 있었던 것이다. 지금 우크라이나군은 장군이 아니라 전투원이 전쟁을 주도하고 있다. 이런 방식의 전투로는 주도권을 장악할 수 없고 전세를 만회할 수 없다.

우크라이나군의 초기 작전 실패는 융통성 있는 작전을 수행하기 위한 예비대를 제대로 확보하지 못한 것이다. 만일 우크라이나 군이 충분한 예비대를 확보하고 있었다면, 러시아군이 작전을 중지하고 보급을 받을 때를 노려 강력한 역습을 실시하여 러시아군의 전열을 무너뜨릴 수 있었을 것이다. 우크라이나군은 초기 전투에서 영웅적인 전투를 했지만 역습부대를 투입하여 러시아군을 패배시키는 전술적 행동을 하지 못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군을 러시아군에게 피해를 강요하고 있지만 전술적으로 승리를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초기 작전을 보면서 우크라이나 군이 소대 분대 수준에서 전투는 매우 잘 수행하고 있지만 대대 연대 이상 전술적 운용을 거의 하지 못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하는 생각을 했다.

2014년 돈바스 지역에서 우크라이나 군은 전술적으로 매우 뛰어난 운용능력을 보였다. 친러 반군을 대상으로 우회하여 포위함으로써 피해를 강요하는 전술적 능력을 보고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생각했다. 우크라이나 군이 마지막 단계에서 친러반군을 섬멸하지 못한 것은 소규모 부대 전투능력이 부족했기 때문이었다. 러시아에서 들어온 것으로 알려진 반군들이 우크라이나 군의 예봉을 사수했다. 결정적인 몇몇 전투에서 우크라이나 군이 러시아 용병들의 방어진지를 돌파하지 못했다.

2022년의 우크라이나 전쟁은 2014년과 정반대 현상을 보이고 있다. 2022년의 우크라이나 군을 뛰어난 전투원을 보유하고 있지만 2014년과 같은 고급 사령부의 작전수행능력을 보이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아마도 그동안 미국과 나토의 군사훈련과 연습이 주로 전투원고 분대 수준에 집중된 것이 아닌가 하는 추측을 해본다. 아직도 러시아의 고급장교 작전수행 능력 교육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아마도 10년 정도 우크라이나 군의 고급 장교들은 작전술 능력을 제대로 보유하지 못한 것 같다.

<현재 러시아군의 작전 양상(러시아군과 우크라이나 군의 장단점)>

최근 러시아군의 작전양상은 몇가지 특징적인 면이 있다. 첫째, 돈바스 지역에서 우크라이나 군의 인명손실을 최대한 강요하고 있다는 점이다. 두번째는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군의 저유소와 무기 및 탄약창고 파괴에 주력하고 있다는 점이다. 셋째는 마리우폴을 제외한 나머지 도시에서 작전은 매우 소극적으로 수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먼저 돈바스 지역에서 우크라이나 군의 인명피해를 강요하고 있는 것은 이미 언급한바 있다. 러시아군의 전쟁수행방식중 하나가 유생역량 말살이다. 전투원을 제거해야 전쟁에서 승리한다는 군사사상이다. 러시아군은 자신의 구사사상에 매우 충실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돈바스 지역전면에는 약 4만 5천 정도의 우크라이나 정예군이 주둔하고 있다. 러시아군은 이곳 전투에서 매일 하루 50-100 명 이상의 우크라이나 군을 사살하고 있다. 매우 꾸준하게 피해를 강요하고 있는 것이다.

러시아군이 이렇게 작전을 수행하는 것은 돈바스 지역의 우크라이나군을 완전하게 섬멸하겠다는 의지를 보이는 것이라고 추정할 수 있다. 러시아 동부와 북부에서 공세를 강화하지 않는 것도 거기에 있는 우크라이나 군을 돈바스지역으로 전환시키기 위한 목적도 있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러시아군은 돈바스 전면을 작전적 수준에서의 포위소멸 구역으로 설정하고 우크라이나 군을 섬멸하려고 하는 것 같다.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군의 유류고나 장비 탄약창고를 집중적으로 파괴하는 것은 우크라이나 군의 약점을 간파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우크라이나 군의 가장 큰 약점은 장비와 탄약의 부족이다. 우크라이나 군은 무기와 장비를 서부에서 동부까지 수송하기가 매우 어렵다. 결국 시간이 가면 장비와 탄약이 부족해진다. 아무리 전투의지가 강해도 탄약이 없으면 전투를 하지 못한다.

전투가 시작된지 벌써 1달가까이 지나간다. 돈바스 지역의 우크라이나 군이 얼마정도의 탄약을 보유하고 있는지는 잘 알기 어렵다. 그러나 제공권이 장악당한 상황에서 정상적인 탄약보급이 이루어지기는 쉽지 않다고 생각한다. 아마도 우크라이나 군은 탄약을 거의 소모하는 상황이 되었을지도 모른다. 먹을 것이 없어도 전투를 할 수 있다. 그러나 탄약이 없으면 전투를 할 수 없다. 러시아군은 정확하게 우크라이나 군의 탄약보급을 차단하기 위한 노력을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시점에서 우크라이나군의 군사행동 중에서 눈에 띄는 것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 키에프 지역에서 일부 반격을 했다고 하지만 전술적으로 크게 의미있는 것 같지 않고 러시아군의 작전구상을 방해하는 행동은 별로 보이지 않는다.

우크라이나 군을 칭찬할 수 있는 것은 현장 전투원들의 용기와 전투기술이다. 그러나 고급장교들의 작전술 능력은 거의 낙제수준이다. 반면 러시아군 고급 장교들의 작전 구상능력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그러나 러시아 군의 현장 전투 능력은 우크라이나 군보다 훨씬 떨어진다. 러시아군과 우크라이나 군의 장단점이 정확하게 정반대로 나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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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 years ago  ·   (edited)

어느순간 우크라이나 응원하고 있습니다.

  ·  3 years ag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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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중간 평가는 러시아의 승리를 예상하는 것으로 보이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