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별의 순간 그리고 대통령이 될 사람의 자질 >

in kr •  3 years ago 

며칠전 김종인이 한동훈이 별의 순간에 있다는 발언을 했다. 앞으로 한국의 지도자는 어떤 자질을 가져야 할 것인가를 생각해 보았다. 민주주의체제 그리고 공화주의적 체제라고 하더라도 지도자는 결정적으로 중요하다. 전제정이나 공화적을 막론하고 결국 지도자 한사람이 권력을 행사하는 것은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 선출의 과정이 문제이지 권력행사는 한사람에 의해 좌우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한사람이 권력행사를 제대로 할 수 없는 상황이되면 역설적으로 위기가 더 증폭되거나 위기를 극복하기 어려운 경우가 더 많다.

우리가 경험한 것은 민주적으로 선출된 지도자가 꼭 훌륭한 자질과 능력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역사는 정해진 방법과 합의된 절차를 무시하고 권력을 훔친 자들이 때로는 훨씬 더 훌륭한 성과를 거둔 경우가 적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절차의 정당성이 효율적인 국가운영을 담보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절차보다 더 중요한 것은 지도자의 자질과 능력이다. 유감스럽게도 한국은 지도자의 자질보다 인기가 훨씬 중요하게 되었다.

오죽하면 플라톤이 민주주의에 환멸을 느끼고 철인 정치라는 전제정을 대안으로 제시했겠는가 ? 페르시아의 전제정은 그리스 민주정의 대안이었다는 사실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페르시아는 민주정의 아테네가 혼란에 빠져 헤어나지 못하는 것에 환멸을 느끼고 다리우스 1세를 전제군주로 선출했다고 헤로도투스는 ‘이스토리아’에서 밝히고 있다. 그러고 보면 민주정이 전제정보다 더 진보적이라고 단언하기는 어렵다. 전제정이 민주정에 대한 반성의 결과라는 점을 어떻게 인식해야 할까? 결국 정치는 종국에 가면 성과로 정당성이 부여된다.

한국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훌륭한 지도자를 선출해야 한다. 이런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최근 선출된 지도자들이 그리 훌륭하지 못하다는 평가에서 비롯하고 있다. 훌륭한 지도자란 어떤 사람일까 ? 민주주의에서 지도자가 되기 위해서는 대중적 인기가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여러번 겪은 것처럼 대중적 인기라는 것이 지도자의 자질과 거리가 있다. 대중적 인기를 한몸에 모았던 노무현과 문재인은 대표적으로 실패한 대통령이었다. 대중의 인기에 기댔던 이재명은 조직적인 범죄혐의자였다. 윤석열 또한 능력보다 대중적 인기를 바탕으로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그가 어떤 능력을 지니고 있는지 국가를 운영할만한 능력이 있는지는 전혀 검증되지 않았다. 민주주의체제에서 대중인기에 영합만 하면 범죄혐의자나 무능력자도 쉽게 대통령이 될 수 있다면, 민주주의 체제 자체에 문제가 있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이재명은 대중의 팬덤현상을 노렸지만 그는 도덕성과 자질이 부족했다. 그는 행정능력이 뛰어나다는 점을 능력으로 제시했다. 그러나 그가 앞세운 행정능력은 상식적인 행정관료가 이재명보다 훨씬 뛰어나다. 이재명은 왜 대통령으로 선출되지 못했을까 ? 그것은 그가 대통령이 무엇을 하는 사람인지에 대한 자각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그는 국민들을 통합하고 미래에 우리가 나아가야 할 비전을 제시하지 못했다. 능력있다는 주장은 보수정당의 후보가 할 이야기다.

한국에서 대통령은 한국사회의 문제점을 정확하게 진단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강구하는 동시에 그 우선순서를 정하고 국민의 노력을 통합하기 위한 목표를 제시해야 한다.

자신들이 정한 정파와 정치이념에 따라 우선순서는 달라질 수 있다. 그러나 우리가 직면한 문제는 보통의 상식을 가진 사람이라면 다 알 수 있다. 크게 보면 우리가 직면한 문제는 영호남의 갈등, 빈부격차, 경제성장, 인구감소, 대외환경의 변화, 남북관계 등으로 정리할 수 있다.

문재인 정권이 대표적으로 실패했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윤석열이 대통령으로 출마하면서 정의의 문제를 제기하는 근거를 제시했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권은 우리가 직면했던 문제에 대해 어떤 해결방안도 강구하지 못했다. 오히려 스스로 정의와 상식에 문제가 있는 정권이라는 비난을 자초했다.

한국이 해결해야할 수 많은 문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윤석열이 ‘정의’라는 화두를 던질 수 있도록 한 것은 문재인 정권 스스로였다. 윤석열은 재임기간 중 국가를 제대로 운영할 능력이 없다는 사실이 점점 드러나고 있다. 그런 그가 대통령이 될 수 있었던 것은 문재인의 실정 때문이었다. 문재인의 실정은 586세력 전체의 실정이기도 하다. 그런 점에서 586이 퇴진하지 않으면 대한민국의 진보정치에는 미래가 없다.

여론조사 기관은 벌써부터 차기 대통령 후보에 대한 조사를 하고 있다. 윤석열 정권이 출범한지 한달도 지나지 않았는데 벌써 차기 대선후보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윤석열 정권에서 기대할 것이 별로 없다는 것이 첫번째 이유일 것이고, 두번째는 다음 대선에 나설 만한 주자가 뚜렷하게 보이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이대로라면 민주당은 절대로 대통령선거에서 이길 수 없다. 시대정신을 제시할 만한 능력이 있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앞으로 한국의 인민들은 팬덤현상에 몰입되어 노예같이 되지 말고, 앞으로 우리 자식들을 위한 시대정신이 무엇인지를 잘 설정해야 한다. 민주주의에서 인민이 지금처럼 팬덤현상에 따라다니면 가장 저열한 정치인들에게 통치를 받게 된다.

민주주의에서 중요한 것은 그냥 하는 것이 아니라 인민들이 시대정신이 무엇인가를 잘 파악하고 선거를 제대로 잘하는 것이다. 보수적인 인물이 되든 진보적인 인물이 되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제대로된 보수적인 인물, 제대로된 진보적인 인물이 대통령이 되어야 한다. 보수적 가치를 가지지 못한 인물이 보수정당을 대표하고, 진보적 가치와 거리가 먼 인물이 진보정당을 대표하는 작금의 사태는 대한민국에게 비극만 초래할 뿐이다.

앞으로 누가 차기 대통령 후보가 될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차기 대통령 후보가 되겠다는 마음이 있으면 지금처럼 대중의 인기에 영합한 팬덤정치에 기대려는 생각은 버리는 것이 자신과 국가를 위해 좋다. 팬덤에 기대려 하면 나중에 다친다. 다음에 대통령이 되고 싶은 자들은 스스로 시대정신의 담지자가 되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하는가에 좀 더 집중해야 할 것이다.

한국에서 시대정신의 담지자가 되려면 현실에 대한 문제인식이 분명해야 한다. 개인적으로 아마도 다음 대선에서는 미중패권 경쟁과 남북관계에 대한 내용이 가장 중요한 시대의 화두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대중의 인기에 영합하여 대통령이 되려고 하지말고 시대정신의 담지자기 되어 국가를 이끌어가겠다는 생각으로 대통령이 되어야 할 것이다.

지금처럼 국민을 통합하기보다 분열을 통해 유리한 정치적 입지를 장악하려는 정치공학적인 사고 방식들이 한국정치의 일반적인 경향으로 자리 잡아서는 안된다. 분열을 통해 정치적 우위를 달성하려고 했다는 점에서 지금의 국민의 힘이나 더불어민주당은 서로 다르지 않다. 우려 되는 것은 젊은 정치인들에게서 그런 경향이 더 강하다는 것이다. 이준석은 2-30대 남자를 여성들과 갈라치기 했고, 박지현은 20대 여성을 남성과 갈라치기 하려고 했다.

윤석열 정권은 한국의 시대정신이 지향해야 하는 모든 것과 반대로 가고 있다는 것을 명심하기 바란다. 그들의 행태는 마치 냉전당시 남미의 매판정치세력과 별로 다르지 않다. 정치를 하겠다는 사람은 국가와 민족 그리고 공동체를 위해 무엇을 기여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기껏 권력을 잡아서 미국의 압잡이고 자본의 앞잡이라는 평가를 받아서야 되겠는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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